AI 기본법, 우리 기관도 해당될까
AI 기본법의 의무 조문은 대부분 인공지능사업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서비스 제공 여부와 국가기관등 해당 여부에 따라 우리 기관도 확인이 필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회의 중 누군가 “AI 기본법 때문에 우리도 뭔가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으면 선뜻 답하기 어렵습니다. 검색해보면 시행일도 자료마다 다르게 나오고, 조문을 찾아봐도 우리 기관 이야기인지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이 글은 AI 기본법의 의무 조문이 실제로 누구를 향하는지, 우리 기관이 확인해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를 법 원문을 근거로 정리합니다.
“2026년 7월 21일 시행”이라는 말, 어디까지 맞나
AI 기본법을 검색하면 “2026년 7월 21일 시행”이라는 문구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건 법 전체의 시행일이 아닙니다.
AI 기본법(법률 제20676호)은 2025년 1월 21일 공포돼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인공지능사업자의 투명성 확보 의무(제31조), 고영향 인공지능 관련 책무(제34조) 같은 핵심 조문도 모두 이때부터 이미 시행 중입니다.
그럼 “2026년 7월 21일”은 무엇일까요. 두 가지가 겹쳐서 나온 날짜입니다.
- 2026년 1월 20일 개정된 일부 조문 중, 공포 후 6개월 유예를 둔 조문들이 이 날짜에 시행됐습니다. 다만 이 조문들은 전부 인공지능취약계층(장애인·고령자) 참여·지원을 새로 넣은 조항으로, 사업자 의무를 다루는 조문이 아닙니다.
- 시행령(대통령령 제36506호)이 2026년 7월 20일 공포돼 다음 날인 7월 21일 시행됐습니다. 검색 결과에 뜨는 날짜는 대부분 이 시행령 시행일입니다.
검색해서 나온 날짜가 어느 조문 이야기인지 구분하지 않으면, “아직 시행 전이라 우리는 상관없다”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법 본체와 핵심 의무 조문은 이미 시행 중이라는 점을 먼저 짚고 시작합니다.
의무 조문의 주어는 대부분 “인공지능사업자”
법 원문을 조문 단위로 보면, 제31조·제32조·제33조·제34조처럼 실제 의무를 정한 조문은 거의 다 “인공지능사업자는”으로 시작합니다. “이용자”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요구하는 조항은 이 법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회복지기관은 AI를 상담 기록 정리, 공문 초안, 홍보 문구 작성처럼 내부 업무에 쓰기만 하는 쪽입니다. 이 경우 기관은 법이 정한 “이용자”에 더 가깝고, 이용자에게 걸리는 의무 조항 자체가 없으므로 이 법의 의무 조문을 직접 적용받는 상황은 아닙니다.
그래도 선을 그어야 할 지점 3가지
여기서 “그러니까 우리는 신경 안 써도 된다”로 끝내면 안 됩니다. 원문을 더 보면 걸릴 수 있는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① 기관이 AI로 만든 서비스를 대상자에게 제공하는 경우
“인공지능이용사업자”의 정의는 “AI를 이용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입니다. 기관이 대화형 AI를 직원 내부 업무에만 쓴다면 이 정의에 들어가지 않지만, AI 챗봇을 만들어 이용자·주민에게 상담 서비스로 내놓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관 자체가 “인공지능이용사업자”에 해당할 여지가 생기므로, 이런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면 원문과 소관 부처 확인이 필요합니다.
② “인공지능사업자” 정의에 “국가기관등”이 포함된다
법 제2조제7호는 인공지능사업자의 범위에 법인·단체·개인뿐 아니라 국가기관등도 명시하고 있습니다. 국가·지자체·공공기관도 AI를 남에게 제공하는 입장이 되면 사업자로 취급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 기관이 국가기관등에 해당하는지(또는 그에 준하는 위탁·소속 관계인지)는 소관 부처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③ 제35조제2항 — 국가기관등이 고영향 AI를 이용할 때
국가기관등이 고영향 인공지능을 이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경우에는 영향평가를 실시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이 조항은 국가기관등에게 직접 걸리는 몇 안 되는 조문입니다. 국가기관등에 해당한다면, AI 제품·서비스를 도입할 때 영향평가 실시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과태료가 실제로 붙는 범위
법 제43조제1항은 3천만원 이하 과태료가 붙는 경우를 아래 3가지로 정하고 있습니다.
- 제31조제1항(고지 의무)을 위반해 고지를 이행하지 않은 자
- 제36조제1항(국내대리인 지정 의무)을 위반해 국내대리인을 지정하지 않은 자
- 제40조제3항에 따른 중지명령이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자
우리 기관은 어느 쪽인가
앞의 내용을 우리 기관 상황에 대입해보는 순서입니다. 아래 세 갈래 중 우리 기관이 어디에 가까운지 먼저 확인합니다.
- 내부 업무에만 쓴다 — 상담 기록 정리, 공문·보고서 초안, 회의록 정리처럼 직원이 업무 보조로만 AI를 쓰는 경우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의무 조문의 직접 대상이 아닙니다.
- AI로 만든 서비스를 대상자에게 제공한다 — 챗봇, 자동 안내 시스템처럼 AI 결과물을 이용자·주민에게 직접 내놓는 경우입니다. “인공지능이용사업자”에 해당할 수 있어 원문·소관 부처 확인이 필요합니다.
- 국가기관등에 해당한다 — 기관이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이거나 그에 준하는 위치라면, 제35조제2항을 비롯한 국가기관등 대상 조문이 걸릴 수 있어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한 기관이 두 갈래에 동시에 걸칠 수도 있습니다. 내부 업무용 사용과 대상자 서비스 제공을 함께 하고 있다면, 각 사용 방식마다 따로 판단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음 단계
법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AI에 개인정보를 넣어도 되는지”가 궁금하다면 AI에 이용자 정보 넣어도 될까를 확인하세요. 이번 글에서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관 차원의 사용 기준을 문서로 정리하려면 기관 AI 사용 규정 만들기의 규정 초안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우리 기관은 민간 사회복지법인인데, 그래도 확인이 필요한가요?
민간 사회복지법인이 AI를 내부 업무에만 쓰고 있다면, 이 법의 의무 조문이 정한 “인공지능사업자”에 해당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AI로 만든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직접 제공하기 시작한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런 서비스를 준비하는 시점에 다시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
법이 시행 중이라면 지금 당장 뭔가 조치를 해야 하나요?
이 글에서 정리한 내용만으로는 대부분의 기관에 즉시 이행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국가기관등에 해당하거나 AI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면, 우리 상황이 어느 조문에 걸리는지 소관 부처나 상급 기관에 한 번 확인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문 번호나 내용이 이후에 바뀔 수도 있나요?
법령은 개정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기준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을 근거로 작성했으며, 실제 적용 시점에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최신 조문을 다시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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