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y Welfare
제도·정책읽는 데 약 9분

대상자 선정을 AI에 맡기면

법이 정한 고영향 인공지능 영역 목록에 사회복지라는 항목은 없지만, 대상자 선정 판단을 AI에 맡기는 것은 법과 별개로 실무상 위험이 커 사람이 맡아야 할 단계를 나눠 정리했습니다.


신청자가 몰리는 시기가 되면 “우선순위를 AI에 정리시키면 안 되나”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접수된 자료를 AI에 넣고 점수를 매기게 하면 빠르긴 한데, 이게 법이 말하는 「고영향 인공지능」에 해당해서 별도 절차가 필요한 건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이 글은 대상자 선정 업무가 법이 정한 고영향 AI 영역에 들어가는지를 원문으로 확인하고, 법과 별개로 실무에서 그어야 할 선을 정리합니다.


법이 정한 「고영향 인공지능」 영역 11가지

AI 기본법 제2조제4호는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시스템 중, 아래 목록에 해당하는 영역에서 쓰이는 것을 「고영향 인공지능」으로 정의합니다.

영역
가목 에너지의 공급
나목 먹는물의 생산 공정
다목 보건의료의 제공 및 이용체계의 구축·운영
라목 의료기기 및 디지털의료기기의 개발 및 이용
마목 핵물질·원자력시설의 안전한 관리 및 운영
바목 범죄 수사·체포 업무를 위한 생체인식정보의 분석·활용
사목 채용, 대출 심사 등 개인의 권리·의무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판단·평가
아목 교통수단·교통시설·교통체계의 주요한 작동 및 운영
자목 공공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자격 확인 및 결정 또는 비용징수 등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국가기관등의 의사결정
차목 유아교육·초등교육 및 중등교육에서의 학생 평가
카목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역

목록을 다 훑어봐도 「사회복지」라는 단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업무가 완전히 무관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가장 가까운 항목이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가까운 자목, 그런데 주체가 다릅니다

자목은 “공공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자격 확인 및 결정“을 다룹니다. 복지 급여·서비스 대상자를 선정하는 일과 얼핏 겹쳐 보입니다.

자. 공공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자격 확인 및 결정 또는 비용징수 등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등(이하 “국가기관등”이라 한다)의 의사결정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 조문 뒤쪽입니다. 자목이 말하는 건 아무 기관의 자격 확인이 아니라 **“국가기관등의 의사결정”**입니다.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으로 주체가 한정돼 있습니다.

민간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복지관·시설이 자체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하는 업무는, 이 조문의 문언만 놓고 보면 주체 요건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반대로 시·군·구 같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직접 대상자 선정에 AI를 쓴다면, 자목에 해당할 여지를 검토해야 하는 쪽에 더 가까워집니다.


카목, 앞으로 추가될 수는 있습니다

카목은 “그 밖에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영역”으로, 목록에 없는 영역도 시행령 개정으로 나중에 추가될 수 있게 열어둔 조항입니다. 다만 2026년 8월 기준 현행 시행령을 확인한 결과, 카목으로 추가된 영역은 아직 없습니다.

지금 시점에 사회복지가 고영향 AI 영역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이지, 앞으로도 계속 그렇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시행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대상자 선정에 AI를 쓰는 업무를 맡고 있다면 카목에 새 영역이 추가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국가기관등이라면 걸리는 조항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기관이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에 해당한다면, 자목 해당 여부와 별개로 법 제35조제2항을 짚어야 합니다.

② 국가기관등이 고영향 인공지능을 이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경우에는 영향평가를 실시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상자 선정에 쓰는 AI 제품·서비스가 고영향 인공지능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도입 전에 영향평가를 실시했는지를 확인하고 그 제품·서비스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우리 기관이 국가기관등에 해당하는지, 도입하려는 제품이 실제로 고영향 인공지능으로 분류되는지는 소관 부처 확인이 필요합니다.


법에 안 걸린다고 해도 되는 건 아닙니다

여기까지 보면 “민간 복지관은 법 문언상 고영향 AI 영역 주체에서 빠진다”는 결론에 이르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글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다음입니다.

법에 안 걸린다는 것과, 실무에서 해도 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대상자 선정을 AI에 통째로 맡기면, 법과 무관하게 아래 문제가 그대로 남습니다.

  • 판단 근거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AI가 왜 이 신청자를 우선순위에서 밀어냈는지, 사람이 납득할 수 있게 풀어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 이의제기에 답할 수 없습니다. “왜 저는 탈락했나요”라는 질문에 “AI가 그렇게 판단했습니다”는 답이 되지 않습니다.
  • 편향을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특정 연령대, 특정 지역, 특정 가구 형태가 계속 뒤로 밀리고 있는지 AI 판단만으로는 걸러내기 어렵습니다.

법이 정한 고영향 AI 영역에 들어가느냐와 별개로, 대상자 선정처럼 사람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AI 판단에 그대로 맡기는 것 자체가 위험한 선택입니다.


AI에 맡겨도 되는 일, 사람이 해야 하는 일

대상자 선정 업무를 단계별로 쪼개면 AI를 어디까지 써도 되는지 선이 좀 더 분명해집니다.

단계 하는 일 AI / 사람
접수 정리 신청서 목록화, 서식 오류 확인 AI 가능
자료 확인 제출 서류 누락 여부 점검 AI 가능
기준 대조 신청 자격 요건과 제출 자료를 나란히 놓고 비교 AI 가능(사람 최종 확인 병행)
우선순위 판단 누구를 먼저 지원할지 순위를 매기는 것 사람이 판단
결정 최종 대상자 확정 사람이 판단
통지 결과와 사유를 신청자에게 안내 사람이 작성(정리는 AI 보조 가능)
대상자 선정 업무 6단계 경계선 도식. 접수 정리, 자료 확인, 기준 대조는 왼쪽에 AI 가능 구간으로 묶이고, 우선순위 판단, 결정, 통지는 오른쪽에 검정 강조 박스로 사람이 판단하는 구간으로 묶여 있다.
대상자 선정 6단계 중 어디까지 AI, 어디부터 사람인지

접수 정리와 자료 확인, 기준과 자료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일까지는 AI가 시간을 크게 줄여줄 수 있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누구를 먼저 지원할지”를 정하는 순간부터는 사람이 맡아야 합니다. AI는 여기서 판단이 아니라 정리와 확인을 돕는 역할에 머물러야 합니다.


다음 단계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AI에 넣는 자료에 개인정보가 포함된다면 AI에 이용자 정보 넣어도 될까를 함께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 우리 기관이 이 법의 의무 조문 대상인지부터 다시 짚고 싶다면 AI 기본법, 우리 기관도 해당될까를 먼저 읽어보세요. AI 사용 범위를 기관 차원에서 정리하려면 기관 AI 사용 규정 만들기의 규정 초안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우리 시설은 민간 위탁이고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됩니다. 그래도 자목 대상이 아닌가요?

자목의 문언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의사결정”으로 주체를 한정하고 있습니다. 민간 위탁 시설이 이 주체 요건에 들어가는지는 위탁 형태와 실제 의사결정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원문만으로 일괄 판단하기보다 위탁 지자체나 소관 부처 확인을 권합니다.

지금은 자목에 안 걸린다니, 대상자 선정에 AI를 적극적으로 써도 되는 건가요?

아닙니다. 법 문언상 주체 요건에서 빠진다는 것과, 실무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서 정리했듯 판단 근거 설명, 이의제기 대응, 편향 확인이라는 문제는 법 적용 여부와 무관하게 그대로 남습니다. 우선순위 판단과 최종 결정은 사람이 맡는 것을 권합니다.

카목에 사회복지 영역이 추가되면 그때부터 뭐가 달라지나요?

카목으로 사회복지 관련 영역이 추가되면, 그 영역에서 쓰는 AI가 고영향 인공지능으로 분류돼 법 제34조 등 사업자 책무 조문이 걸릴 수 있습니다. 다만 2026년 8월 기준으로는 카목에 추가된 영역이 없으므로, 시행령 개정 소식을 주기적으로 확인해두는 정도가 지금 시점에서 할 수 있는 대비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무료 전자책

문서 업무 전체를 한 권으로 — 129쪽, 프롬프트 70개

프로포절·사업계획서·결과보고서를 AI로 쓰는 법. 가입 없이 바로 받습니다.

받으러 가기

새 글과 새 무료 프로그램이 나오면 메일로 알려드려요.

메일로 소식 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