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책상 위에 놓인 인쇄된 종이 한 장과 그 위에 비스듬히 얹힌 돋보기
나무 책상 위에 놓인 인쇄된 종이 한 장과 그 위에 비스듬히 얹힌 돋보기
AI로 생성한 그림입니다

사업 계획서 초안을 AI로 뽑아 다듬어 올린 적이 있다면, “이거 AI로 썼다는 게 티가 날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앤트로픽은 클로드의 지원 모델이 만든 결과물에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표시를 넣는다고 공식 문서에서 안내합니다. 지원 모델 표는 2026년 9월 26일 공식 안내와 다시 대조했습니다.


무엇이 붙는가 — 두 가지 방식

지원되는 클로드 결과물에는 두 종류의 표시가 따라붙습니다. 하나는 글에, 하나는 파일에 붙습니다.

글에 붙는 것은 눈에 안 보이는 워터마크입니다. 문장을 만들어내는 단계에서 표시가 함께 짜여 들어갑니다. 읽는 사람 눈에는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 이상한 기호가 뜨지도, 문장이 뻣뻣해지지도, 말뜻이 달라지지도 않는다고 앤트로픽은 설명했습니다. 표시가 글자 속에 들어앉는 방식이라 다른 문서로 옮겨 붙여도 딸려 갑니다. 특정 화면에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모델이 문장을 지을 때 넣는 것이어서, 클로드를 어디서 쓰든 똑같이 붙습니다.

파일에 붙는 것은 서명된 출처 정보입니다. SVG·PNG·JPG 같은 이미지 파일이 대상입니다. C2PA 라는 규격을 따르는데, 여기에는 파일이 나중에 손질됐는지 드러나는 장치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클로드의 표시 방식이 텍스트 워터마크와 C2PA 메타데이터 두 가지로 나뉘고, 표시가 있을 때와 없을 때 각각 무엇을 뜻하는지 가른 도식
붙는 것은 두 가지, 읽는 법은 그보다 조심스럽다

언제부터, 어디까지 적용되나

모델과 표시 방식을 따로 봐야 합니다. 2026년 9월 26일 공식 표에서 텍스트 워터마크를 지원한다고 표시된 모델은 Claude Fable 5.1, Mythos 5.1, Opus 5.5, Opus 5입니다. 이전 모델 전체에 이미 텍스트 워터마크가 붙는다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C2PA는 공식 표에 적힌 모델의 지원 파일에 적용됩니다.

모델이 언제 나왔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2026년 8월 2일부터 새로 나오는 모델은 나온 날부터 표시가 붙습니다. 그 전에 나온 모델들은 기간을 두고 차례로 붙이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AWS·구글 클라우드·마이크로소프트 파운드리처럼 다른 회사 서비스를 거쳐 클로드를 부르는 경우에도 표시는 붙습니다. 다만 파일에 붙는 정보가 어디까지 살아남는지는 그 회사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나라를 가려 빼는 곳은 없습니다 — 클로드가 제공되는 곳이면 다 해당됩니다.

배경에는 EU 인공지능법 제50조의 투명성 조항이 있습니다. 앤트로픽은 이 조항에 관한 실천 강령에 서명했고, 그 이행 방법으로 이 표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기관에 새로운 의무가 생긴 것이 아니라, AI 회사 쪽에서 자기 결과물에 표시를 붙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원 파일의 C2PA는 앤트로픽의 무료 파일 확인 도구로 볼 수 있습니다. 텍스트 워터마크 감지는 규제 기관·언론·팩트체크 기관·일부 기업 등 자격을 갖춘 조직을 위한 비공개 미리보기 단계입니다. 일반 사용자가 임의의 글을 넣어 판정하는 공개 검사기가 아닙니다.

출처: 앤트로픽 「How Claude marks AI-generated content」


우리 업무에는 무슨 뜻인가

여기서부터가 실제로 중요한 대목입니다. 세 가지 자리로 나눠 보겠습니다.

1. AI로 초안을 뽑아 쓰는 문서

사업 계획서, 결과 보고서, 회의록 초안을 클로드로 뽑아 다듬어 쓰는 경우입니다. 워터마크가 따라올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곧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표시가 붙는다고 해서 AI 사용 사실을 밝혀야 하는 의무가 새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문서에 AI 사용을 표시해야 하는지는 그 문서가 내부용인지, 상급기관 제출용인지, 대외 공개용인지에 따라 갈리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기준은 AI로 쓴 보고서, 결재 문서에 밝혀야 하나에 조문 근거로 정리돼 있습니다. 달라진 것은 판단 기준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표시가 남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입니다.

2. 홍보물에 쓰는 이미지 파일

카드뉴스나 포스터에 넣을 그림을 AI로 만들었다면 C2PA 메타데이터가 대상입니다. 여기서 알아둘 점은 이 정보가 쉽게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파일을 다른 형식으로 저장하거나, 편집 프로그램에서 다시 내보내거나, 화면을 캡처해 쓰면 메타데이터는 함께 없어집니다.

책상 위에 흐트러진 종이 뭉치와 그 옆에 놓인 가위, 클립 하나
다시 저장하고 잘라 붙이는 사이에 파일 속 정보는 쉽게 떨어져 나갑니다
AI로 생성한 그림입니다

그러니 “메타데이터가 남아 있으니 출처가 증명된다”고도, “지워졌으니 안전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AI 이미지를 기관 홍보물에 쓸 때 확인할 것들은 AI로 만든 이미지, 홍보물에 써도 될까에 따로 정리돼 있고, 그 기준은 이번 변화와 무관하게 그대로입니다.

3. 남이 제출한 문서를 판별하려는 경우

가장 조심해야 할 자리입니다. 자원봉사 소감문, 공모 사업 신청서, 실습생 보고서를 받아 보면서 “이거 AI로 쓴 것 아닌가” 확인하고 싶어지는 상황입니다. 이 표시는 그 용도로 쓸 수 없습니다. 다음 절에서 이유를 나눠 보겠습니다.


표시를 읽을 때 흔히 하는 두 가지 오해

앤트로픽이 문서에서 직접 못 박아 둔 한계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그대로 옮겨 둘 만합니다.

오해 1 — “표시가 있으면 AI가 쓴 글이다.”

표시가 감지되면 그 내용이 클로드를 거쳤을 가능성을 뜻할 뿐, 출처를 확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클로드가 원저자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쓴 글을 맞춤법만 다듬게 했거나, 번역·요약·파일 변환을 시킨 경우에도 표시는 남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쓴 글을 AI로 교정만 본 것과 처음부터 AI가 쓴 것을 이 표시로는 가를 수 없습니다.

오해 2 — “표시가 없으면 사람이 쓴 글이다.”

이쪽이 더 위험한 오해입니다. 앤트로픽이 표시가 감지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로 든 것만 다섯 가지입니다.

  • 표시를 지원하지 않는 이전 모델로 만든 경우
  • 텍스트를 크게 고치거나 다시 쓰거나 번역하거나 다른 글과 섞은 경우
  • 텍스트가 너무 짧아 신호가 될 만큼 남지 않은 경우
  • 형식 변환, 다시 저장, 화면 캡처 등으로 메타데이터가 없어진 경우
  • 해당 표시 방식을 지원하지 않는 플랫폼·기능·파일 형식인 경우

그리고 애초에 클로드가 아닌 다른 AI 서비스로 만든 글에는 클로드의 표시가 있을 리 없습니다. 이 표시는 앤트로픽이 자기 결과물에 붙이는 것이지, AI 전반을 가려내는 검사기가 아닙니다.


지금 해두면 좋은 것

당장 업무 방식을 바꿀 소식은 아닙니다. 다만 기관에서 AI를 쓰고 있다면 다음 세 가지만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1. 워터마크를 지우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글의 뜻이나 읽기 편함을 해치지 않는 표시이고, 지우려고 문장을 억지로 손대면 오히려 문서 품질이 나빠집니다. 밝혀야 할 문서면 밝히고, 아니면 그대로 쓰면 됩니다.
  2. AI 사용을 어디까지 밝힐지 기관 방침으로 정해 둡니다. 표시 기술과 상관없이 이건 원래 정해 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방침을 만드는 순서는 우리 기관 AI 사용 지침 만들기에 정리돼 있습니다.
  3. AI 판별 도구에 기대지 않는다는 것을 담당자들과 공유합니다. 이번 표시뿐 아니라 시중의 “AI 탐지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글을 AI로 잘못 지목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그 피해는 지목당한 사람이 집니다.

다음 단계

지원 모델이 만든 텍스트에는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가, 지원되는 생성 파일에는 C2PA 서명 메타데이터가 붙을 수 있습니다. 이전 모델과 모든 파일에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쪽에 새로 생긴 의무로 단정하지 말고, 이 표시만으로 작성 주체를 판별하지 않습니다.

AI로 만든 문서를 결재 라인에 올릴 때 밝혀야 하는지는 AI로 쓴 보고서, 결재 문서에 밝혀야 하나에서, 기관 차원의 사용 지침을 어떻게 만드는지는 우리 기관 AI 사용 지침 만들기에서 이어 보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워터마크가 붙으면 제 문서가 AI로 썼다고 들통나나요?

표시가 감지되면 그 내용이 클로드를 거쳤을 가능성을 뜻합니다. 다만 앤트로픽 스스로 이것이 출처를 확정해 주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교정·번역·요약만 시킨 경우에도 표시가 남을 수 있어, 표시 하나로 “AI가 전부 썼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확인 방법도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밝혀야 하는 문서인지 아닌지는 AI로 쓴 보고서, 결재 문서에 밝혀야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워터마크 때문에 글이 어색해지나요?

앤트로픽은 표시가 콘텐츠의 의미·품질·가독성을 바꾸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기호가 아니라 기계로만 읽히는 신호입니다. 복사해서 다른 문서에 붙여넣어도 함께 따라갑니다.

제출받은 신청서가 AI로 쓴 것인지 이걸로 확인할 수 있나요?

확인할 수 없습니다. 클로드가 아닌 다른 AI로 만들었으면 애초에 표시가 없고, 클로드로 만들었더라도 크게 고쳐 쓰거나 번역했거나 글이 짧으면 표시가 남지 않습니다. 반대로 사람이 쓴 글을 맞춤법만 다듬게 한 경우에도 표시가 남을 수 있습니다. AI 사용 여부가 심사에 영향을 주는 사업이라면 제출 안내문에 AI 사용 범위와 기재 방법을 미리 적어 두는 쪽이 확실합니다.

우리 기관도 뭔가 신고하거나 표시해야 하나요?

이번 변화로 새로 생긴 의무는 없습니다. EU 인공지능법의 투명성 조항을 이행하기 위해 AI 회사 쪽이 자기 결과물에 표시를 붙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만 클로드 API 로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 외부에 제공하는 경우라면, 앤트로픽은 그 사업자가 자신에게 적용되는 요구사항을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국내 법 기준은 AI 기본법, 우리 기관도 해당될까를 참고하세요.

이 글은 AI로 초안을 쓰고 사람이 확인해 다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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